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무리 톰 크루즈라도, 64세의 나이에 직접 헬기를 조종하며 촬영했다는 말을 포스터와 함께 접했을 때 반신반의했으니까요. 30년 가까이 이 시리즈를 극장에서 챙겨본 저로서도, 이번 파이널 레코닝이 과연 그 기대를 채울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걱정은 쓸데없는 짓이었습니다.
잠수함 액션과 스턴트 시퀀스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전작 데드 레코닝 파트 1의 엔딩에서 약 두 달 후를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AI 엔티(The Entity)가 이미 세계를 장악한 상태에서 에단 헌트는 IMF가 아닌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임무를 하달받죠. 여기서 엔티란 초고도 자율 학습형 인공지능으로, 전 세계 핵보유국의 핵 발사 버튼을 원격으로 통제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쉽게 말해 인류 전체가 이 AI의 의지 하나에 멸절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전작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 중 하나가 바로 이 엔티라는 빌런의 모호함이었습니다. 강력하다고는 하는데 왜 강력한지, 어디서 비롯된 존재인지 잘 와닿지 않았거든요. 이번 영화는 그 부분을 초반부터 확실히 짚고 넘어갑니다. 덕분에 저는 영화가 시작하고 10분도 안 돼서 이미 몸이 앞으로 기울어 있었습니다.
이번 편에서 제가 가장 감탄한 시퀀스는 침몰한 잠수함 세바스토폴호 내부 탈출 장면입니다. 에단이 오하이오급 잠수함(Ohio-class submarine)에 뛰어들어 심해에 가라앉은 세바스토폴호에 도달하는 과정 자체가 이미 압권인데, 오하이오급 잠수함이란 미국 해군이 운영하는 탄도미사일 탑재 핵잠수함 계열로, 실제 군사 자산 규모를 가늠하게 해주는 소재입니다. 물이 가득 찬 회전하는 잠수함 세트 안에서 사투를 벌이는 장면은, 저도 모르게 숨을 참고 화면을 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폐쇄된 수중 공간의 공포를 시청각적으로 구현한 영화는 제가 여태 본 적이 없습니다.
또 하나의 핵심 시퀀스는 복엽기(biplane) 추격신입니다. 복엽 기란 날개가 위아래 두 층으로 겹쳐진 구조의 구식 항공기로, 이번 영화에서 사용된 기종은 1930년대 후반에 제작된 보잉 스티어 먼 모델 75입니다. 에단이 고정식 랜딩 기어에 매달려 다른 비행기와 공중에서 뒤엉키는 이 장면은, 톰 크루즈가 시속 190~200km로 비행하는 기체에 실제로 매달려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산소 부족으로 기절할 것 같으면 조종석으로 돌아가 숨을 고르길 반복했다고 하는데,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존경을 넘어 경외감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이번 파이널 레코닝에서 눈에 띄는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플롯 구조가 전작 대비 압축적이고 직선적으로 재편됨
- 잠수함 수중 시퀀스와 복엽기 공중 추격전이 시리즈 역대급 액션 블록으로 자리 잡음
- 그레이스와 패리스가 팀에 완전히 합류하면서 캐릭터 구도가 뚜렷해짐
- 시리즈 전반에 걸친 복선과 떡밥이 이번 편에서 대부분 회수됨
- 편집 리듬(editing rhythm)이 전작 대비 타이트하게 조여져 거의 3시간의 러닝타임이 체감상 훨씬 짧게 느껴짐
실제로 영화 진행 방식을 보면 전작에서 반복됐던 '열쇠 월드투어' 구조 대신, 열쇠를 끼워 사용하는 도달점까지가 첫 번째 파트, 엔티와 가브리엘을 무력화하는 과정이 두 번째 파트로 명확하게 나뉩니다. 이 구조 덕분에 관객은 이야기 어디쯤 와 있는지 파악하기 훨씬 쉬워졌고, 그만큼 몰입도도 높아졌습니다.
시리즈 완결
이 영화를 보면서 제가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건 촬영 기술보다 톰 크루즈라는 사람 그 자체였습니다. 그는 1996년 미션 임파서블 1편을 30세에 시작해, 이번 파이널 레코닝을 64세에 완성했습니다. 30년이라는 세월이 한 편의 시리즈 안에 담긴 셈인데, 화면 속 그에게서 그 세월을 조금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습니다.
이번 영화의 촬영에는 아리 알렉사 아이맥스(ARRI Alexa IMAX), 소니 시네알타 베니스 아이맥스(Sony CineAlta Venice IMAX), 소니 시네알타 베니스 리알토, G캠 E2 F6 등 여러 카메라가 혼용됐습니다. 여기서 아리 알렉사 아이맥스란 IMAX 인증을 받은 대형 포맷 디지털 시네마 카메라로, 기존 필름 아이맥스 대비 기동성이 높아 복잡한 액션 씬에 유리합니다. 일각에서는 필름 아이맥스 카메라 대비 화질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지만, 잠수함 내부나 복엽기처럼 극한의 물리적 환경에서 촬영해야 할 때는 카메라의 크기와 무게 자체가 제약 조건이 됩니다. 저는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봅니다. 현장에서 살아남아야 영화도 있는 거니까요.
이번 편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요소는 시리즈 전반의 복선 회수입니다. 1편에 등장했던 CIA 분석가 윌리엄 덴노의 재등장이 그 예인데, 에단에게 당했던 과거가 있음에도 공동의 목적 앞에서 움직이는 모습은 어색하지 않게 그려집니다. 레베카 퍼거슨의 하차로 비워진 일사 파우스트의 공백은 그레이스와 패리스로 채워지는데, 이 과정에서 그레이스의 존재 이유를 설득력 있게 마무리한 방식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총평
영화는 관람객 평점 8.78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출처: 네이버 영화). 이 수치는 단순히 재미있었다는 반응을 넘어, 시리즈 전반에 대한 팬들의 누적된 신뢰와 감사가 반영된 숫자라고 저는 읽었습니다. 실제로 저도 극장을 나오면서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30년 가까이 제 삶과 함께해 온 시리즈가 이렇게 마무리되는 걸 보고 있자니, 그냥 영화 한 편이 끝난 느낌이 아니었거든요.
세계 주요 시장에서의 블록버스터 흥행 성적과 관련해, 박스오피스 추적 기관 박스오피스 모조(Box Office Mojo)에 따르면 전작 데드 레코닝 파트 1은 총 5억 7,100만 달러의 글로벌 수익을 기록했습니다(출처: Box Office Mojo). 제작비 약 3억 달러를 고려하면 흥행 면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있었는데, 파이널 레코닝은 그 아쉬움을 씻어낼 가능성이 충분해 보입니다.
톰 크루즈와 맥퀘리 감독은 이번 편이 시리즈의 완전한 종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가 에단 헌트라는 캐릭터의 여정에 분명한 마침표를 찍은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저는 그 마침표가 아쉽기도 하고, 동시에 이렇게 완성도 높게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한 번도 본 적 없다면, 지금이라도 1편부터 시작해 볼 이유가 충분합니다. 그리고 이 시리즈를 오래 따라온 분이라면, 파이널 레코닝만큼은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합니다. 이 규모의 스턴트와 음향을 집 화면으로 보는 건 진심으로 손해입니다.
참고: [">https://youtu.be/Gh7B\_soJS5Q?si=r0zdbRY7kpjEs8Pa(::0::)](https://youtu.be/Gh7B_soJS5Q?si=r0zdbRY7kpjEs8Pa<figure data-ke-ty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