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영화 애드 아스트라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우주 안테나에서 근무하던 미 육군 소령 로이 맥브라이드가 정체불명의 우주 전기 폭풍 ‘서지’의 원인을 추적하는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이 현상은 태양계 외곽에서 발생했으며, 인류 전체를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인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16년 전 실종된 그의 아버지, 전설적인 우주비행사 클리포드 맥브라이드가 있다.
로이는 아버지의 생존 가능성과 서지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달, 화성, 그리고 해왕성까지 향하는 긴 여정을 떠난다. 이 과정에서 그는 단순한 임무 수행을 넘어, 아버지와의 관계, 그리고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게 된다. 특히 화성 기지에서 아버지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지시된 내용이 아닌 자신의 진심’으로 바꾸는 장면은, 이 영화가 단순한 SF가 아니라 인간 내면을 탐구하는 작품임을 보여준다.
결국 해왕성에서 마주한 아버지는 외계 생명체 탐사라는 집착 속에서 동료들을 희생시키고, 인간으로서의 관계를 스스로 끊어낸 존재가 되어 있었다. 이 만남은 로이에게 있어 단순한 재회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의미적인 순간이 된다.
해석
이 영화의 핵심은 ‘우주’가 아니라 ‘고독’이다. 겉으로는 외계 생명체를 찾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간이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지, 그리고 그 외로움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로이와 그의 아버지는 모두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한다. 더 큰 무언가를 찾기 위해, 더 먼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 현재의 관계를 희생한다. 그러나 영화는 그 끝에서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아무리 먼 우주로 나아가도, 인간이 결국 마주하게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 즉 공허함이라는 것이다.
이 점에서 영화는 기존 SF 영화들과 결이 다르다. 보통은 미지의 존재나 거대한 사건을 통해 스펙터클을 보여주지만, 애드 아스트라는 오히려 “만약 아무것도 없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공허함 속에서 인간이 붙잡아야 할 것은 결국 ‘관계’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마지막에 로이가 선택한 방향은 아버지와 완전히 대비된다. 아버지는 끝까지 집착을 놓지 못하고 우주에 남지만, 로이는 지구로 돌아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겠다는 선택을 한다. 이는 단순한 해피엔딩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에 대한 선언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 감상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아버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아들이 그 먼 우주를 건너 자신을 데리러 왔는데, 결국 스스로 놓아버린다는 선택은 너무나도 비정하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저 “우주에 오래 있어서 미쳐버린 사람” 정도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전혀 다른 감정이 들었다. 그는 단순히 미친 사람이 아니라, 실패와 죄책감을 감당하지 못한 인간이었다. 동료들을 희생시키고도 아무 성과 없이 돌아가야 하는 상황, 그 모든 것을 짊어진 채 지구로 돌아가는 것이 오히려 더 고통스러웠을지도 모른다.
이 부분에서 떠오른 것이 초한지의 항우였다. 모든 것을 잃은 뒤 “무슨 면목으로 돌아가겠는가”라는 이유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던 인물처럼, 클리포드 역시 자신의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우주에 남는 선택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단순한 SF가 아니라, 인간의 자존심과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결국 이 영화는 해피엔딩처럼 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슬픈 영화였다. 로이는 자신의 자리를 찾았지만, 그 과정에서 아버지는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대비가 이 영화의 가장 강렬한 여운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