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를 알게 된 순간 사람 머리가 어떻게 되는지 아시나요?
진짜 눈앞이 새하얘집니다.
“설마 내가?”
이 생각만 계속 반복돼요.
뉴스에서나 보던 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만 보던 일이 갑자기 내 현실이 되어버린 느낌이랄까요.
지난 글에서 말씀드렸듯 저는 회사에서 우연히 전세사기 관련 글을 보다가 제 집주인 이름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이름만 같은 줄 알았습니다.
근데 지역이 같고, 빌라 형태도 비슷하고, 피해 사례가 계속 나오는데 점점 머리가 띵해지더라고요.
그리고 결국 깨달았습니다.
“아 이거 진짜구나.”
오늘은 제가 전세사기를 의심한 직후 실제로 가장 먼저 했던 행동들에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혹시라도 지금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회사에서 손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아무리 전세사기가 판을 치는 세상이라지만 그 피해자가 나라고요?
진짜 처음엔 현실 부정만 계속했습니다.
“아냐 설마 아닐 거야.”
“이름만 같은 사람이겠지.”
“인터넷은 원래 과장 많잖아.”
계속 이렇게 스스로를 세뇌했어요.
근데 검색을 하면 할수록 상황이 이상했습니다.
인터넷에 이름이 계속 나오고, 피해 사례도 계속 올라오고, 이미 피해자 모임까지 생겨 있더라고요.
이쯤 되니 단순히 집주인이 돈이 잠깐 없는 수준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는 갭투자를 무리하게 수십, 수백 채 진행하다가 터진 케이스가 많더라고요.
말 그대로 이미 시스템처럼 사기를 치고 있었던 겁니다.
근데 더 어이없는 건 뭔지 아시나요?
저는 나중에 그 사기꾼을 실제로 보게 됩니다.
정말 어메이징하게도 외제차 끌고 명품 두르고 아주 잘 살고 있더라고요.
피해자들은 잠도 못 자고 대출 걱정에 울고 있는데 말이죠.
진짜 세상 참 더럽다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운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에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만약 계약 종료 직전에 알았거나, 이미 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이었다면 훨씬 복잡해졌을 겁니다.
전세대출 연장 문제부터 시작해서 지연이자, 이사 문제까지 한 번에 터질 수 있으니까요.
어쨌든 멘붕 상태였지만 정신줄 붙잡고 바로 해야 할 일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2. 가장 먼저 등기부등본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전세사기 의심 후 가장 먼저 한 행동은 등기부등본 재확인이었습니다.
근데 저 나름 철저한 사람이거든요.
계약 당시에도 확인했고, 전세집에 살고 있는 동안에도 한 번씩 직접 등기부등본 떼어봤었습니다.
참고로 등기부등본은 인터넷등기소에서 1,000원 정도면 간단하게 열람 가능합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으니 전세 사시는 분들은 꼭 주기적으로 확인해보세요.
저는 다시 확인해봤지만 여전히 큰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근저당 없었고요.
압류도 없었습니다.
소유자 변경은 이전 집주인이 직접 연락을 줬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었고요.
그 외에는 겉보기엔 정말 멀쩡한 집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흔히 “등기부등본 안 봤냐?”, “왜 확인 안 했냐?” 이런 말 쉽게 하는데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등기부등본만 본다고 전세사기 100% 피할 수 있는 거 아닙니다.
특히 요즘 전세사기는 계약 당시엔 멀쩡하다가 나중에 터지는 경우도 정말 많거든요.
저처럼요.
그러니까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무조건 무지한 사람 취급하는 분위기는 솔직히 너무 답답합니다.
정말 꼼꼼하게 확인해도 당하는 경우 많습니다.
3. HUG 보증보험부터 확인했습니다
다음으로 확인한 건 HUG 보증보험 가입 상태였습니다.
앞서 포스팅했던 것처럼 저는 중기청 전세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보증보험 가입이 필수였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는 조금 안심되는 상황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모르잖아요.
혹시 제 보험만 누락됐다거나, 기간이 종료됐다거나, 보증 대상에서 빠졌다거나 하는 최악의 상황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바로 확인에 들어갔습니다.
원래는 고객센터에 전화하려 했는데 정말 연결이 너무 안 되더라고요.
아마 저처럼 불안해서 전화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저는 인터넷으로 직접 조회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보증보험이 정상 가입 상태라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 순간 진짜 그나마 숨통이 조금 트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지만 최소한 “돈을 아예 못 받는 상황은 아닐 수도 있겠다”라는 희망 정도는 생겼거든요.
4. 내용증명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정말 중요합니다.
전세사기를 의심하거나 집주인 상황이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가장 먼저 알아야 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보증보험은 계약이 종료되어야 실행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즉 아직 계약기간이 많이 남아있다면 바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는 없습니다.
또 보증보험을 신청하려면 임차권등기 등의 절차도 필요합니다.
근데 당시 저는 계약기간이 아직 1년 넘게 남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럼 나는 그냥 1년 동안 기다려야 하나?” 싶더라고요.
근데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우선 저는 집주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계약 연장 의사가 없다는 걸 공식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해서 바로 계약이 종료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보증보험 진행 과정에서 필수 서류처럼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두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방법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집주인과 협의해 중도해지 계약서를 받는 방법입니다.
쉽게 말하면 현재 시점 기준으로 계약을 종료한다는 합의서를 받는 거예요.
물론 이건 집주인과 연락이 가능해야 합니다.
저는 다행히 피해자 카페 등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결국 집주인과 직접 연락이 닿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믿기 힘들겠지만 그 유명한 사기꾼을 직접 만나 중도해지 계약서에 서명까지 받아냈습니다.
진짜 영화 같은 상황이었어요.
그때는 무섭기도 하고 화도 나고 별 감정이 다 들었습니다.
마무리
오늘은 전세사기를 의심한 직후 제가 실제로 가장 먼저 했던 행동들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솔직히 그 당시에는 하루하루가 정말 지옥 같았습니다.
인터넷만 검색해도 무서운 이야기들만 나오고, 주변에 물어봐도 다들 말이 다르고,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도 중요한 건 패닉 상태에서도 하나씩 확인해나가는 거였습니다.
등기부등본 확인하기.
보증보험 상태 확인하기.
내용증명 보내기.
기록 남기기.
이런 작은 행동들이 결국 나중에 정말 중요해집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직접 받아낸 중도해지 계약서를 어떻게 활용했고, 실제 보증보험 반환 절차는 어떻게 진행됐는지 이어서 적어보겠습니다.